오늘날 우리는 민주주의를 ‘가장 좋은 정치 체제’라고 말하지.
하지만 고대 아테네에서 살았던 대표적인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렇지 않았어.
두 사람 모두 민주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의 사유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반성을 던져줘.
도대체 왜 그들은 민주주의를 불신했을까?
그리고 그들이 제시한 대안은 무엇이었을까?
1. 플라톤 – 철인이 다스려야 한다
플라톤은 아테네 민주주의의 황금기와 몰락을 모두 겪은 사람이야.
특히,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가 민회에 의해 사형 판결을 받은 사건은
그에게 커다란 충격이었지.
그 사건은 단순한 재판이 아니라,
무지한 다수의 판단이 지혜로운 자를 죽인 일이라고 플라톤은 생각했어.
그래서 그는 이런 결론에 도달해.
“국가는 철학자가 다스려야 한다.”
이 생각이 바로 『국가』라는 책에서 나온 ‘철인정치’(Philosopher King) 개념이야.
플라톤이 보기에, 정치는 감정이나 여론에 휘둘리는 다수가 아닌,
진리를 알고, 정의를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해.
마치 배는 선장이, 병원은 의사가 책임지는 것처럼
국가는 전문가이자 현자가 다스려야 한다는 논리였지.
2. 플라톤이 본 민주주의의 문제점
플라톤은 아테네의 민회가 때로는 선동에 쉽게 휘둘리고,
다수의 이익을 앞세워 소수를 억압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어.
그래서 그는 민주주의를 다음과 같이 비유했지.
“지식 없는 사람이 많은 사람의 배를 몰고 있는 상태.”
그는 민주주의가 결국 무질서와 욕망의 해방구가 되어
결국엔 폭군의 등장을 초래한다고 봤어.
즉, 민주주의는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무너지고,
그 공백을 독재자가 채운다는 비관적 예측이었지.
이런 점에서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자유라는 이름의 방종’으로 본 첫 철학자라고 할 수 있어.
3. 아리스토텔레스 – 균형의 정치를 꿈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제자였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관점은 훨씬 현실적이고 유연했어.
그는 플라톤처럼 민주주의를 싫어하진 않았지만,
그대로 믿지도 않았어.
그의 정치 이론은 항상 **‘중용’과 ‘균형’**에 기반했지.
4.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 체제 6분류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를 **‘좋은 정치 vs 나쁜 정치’**로 나누고,
누가 다스리느냐에 따라 이렇게 정리했어:
1인 | 군주정(Monarchy) | 참주정(Tyranny) |
소수 | 귀족정(Aristocracy) | 과두정(Oligarchy) |
다수 | 정치정(Polity) | 민주정(Democracy) |
여기서 흥미로운 건,
오늘날 우리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민주정’(Democracy)**를
**아리스토텔레스는 ‘타락한 정치 체제’**로 분류했다는 점이야.
왜 그랬을까?
5. 왜 아리스토텔레스는 민주정을 경계했을까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
‘다수의 지배’는 곧 빈민층의 이기적인 정치가 될 위험이 있었어.
그는 “다수가 공동체의 전체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계급 이익을 위해 정책을 결정할 경우,
그건 민주정이 아니라 선동정에 불과하다”고 봤지.
그래서 그는 진정한 정치는
부자와 빈자의 권력이 균형을 이루는 중간 형태,
즉 **‘정치정(Polity)’**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어.
그게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상적인 정치였지.
6.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적 경고
플라톤은 이상적인 철학자의 통치를 꿈꿨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적인 중산층 중심의 정치를 제안했어.
둘 다 공통적으로 민주주의가
**“무지한 다수의 지배로 흐를 위험”**을 경계했지.
이건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중요한 질문을 던져.
- 단지 다수가 선택했기 때문에 그 선택은 정당한가?
- 여론은 언제나 옳은가?
- 정치는 인기 대회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 선동과 진실을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7. 오늘날의 민주주의에 던지는 질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의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고민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우리는 여전히 포퓰리즘, 선동, 진영 논리, 인기 영합 정치 속에서
민주주의의 내면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지.
어쩌면 민주주의는
누가 권력을 가지느냐보다,
그 권력을 어떻게 견제하고 감시하느냐에 달린 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