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제국이 무너진 뒤 유럽은 각자 알아서 살아가는 시기가 한참 이어졌어.
그러다 프랑크 왕국이 점점 커지더니,
8세기에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 등장하게 돼.
바로 샤를마뉴(Charlemagne), 즉 카롤루스 대제야.
샤를마뉴는 그냥 왕이 아니야.
그는 유럽을 다시 ‘하나의 제국’으로 묶어보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이었지.
그 시작은 그의 아버지, 피핀 3세(Pepin the Short)에서부터야.
피핀은 기존의 왕이던 메로빙거 왕조를 몰아내고
자기 가문인 카롤링거(Carolingian) 왕조를 시작했어.
샤를마뉴는 이 피핀의 아들이었고,
아버지보다 훨씬 더 대담하고 뛰어난 정치가였어.
그는 재위 기간 동안 유럽 곳곳을 정복해나갔는데,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북부까지 다 포괄하게 돼.
사실상 서유럽 대부분을 다스리게 된 셈이었지.
근데 이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지는 건,
800년 12월 25일, 바로 크리스마스날에 벌어진 일이야.
샤를마뉴가 로마에 가서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로마 교황 레오 3세가 갑자기 그에게 왕관을 씌워주며
“신의 뜻에 따라 로마 황제로 임명하노라” 선언한 거야!
이건 그 자체로 상징적인 사건이었어.
왜냐하면 고대 로마 제국이 멸망한 이후,
‘황제’라는 칭호는 동로마 제국, 즉 비잔틴 제국에서만 쓰고 있었거든.
그런데 이제 서유럽에도 새로운 황제가 등장한 거지.
게다가 교황이 직접 황제를 임명했다는 건
교회가 황제 위에 있다는 상징이기도 했어.
그래서 훗날 교황과 황제의 갈등이 계속되는 배경이 여기서 시작돼.
샤를마뉴의 제국은 하나의 기독교 세계를 만들려는 이상에서 출발했고,
그는 교육 개혁, 행정 제도 정비, 종교 중심 국가 건설 등
많은 개혁을 시도했어.
이 시기에 중세 유럽의 질서와 틀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비록 그의 사후 제국은 세 아들에 의해 셋으로 분할되고
결국 나중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로 흩어지지만,
샤를마뉴가 남긴 유산은 너무도 컸어.
그는 지금도 유럽 통합의 상징이자,
‘유럽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