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점점 왕에 대한 불만이 쌓이던 18세기, 조용히 불을 붙인 사람들이 있었어. 바로 사상가들, 말하자면 계몽주의 철학자들이었지. 이들은 눈에 보이는 무기나 군대는 없었지만, 사상이라는 무기로 프랑스 사회를 흔들어 놓았어. 볼테르, 루소, 디드로 같은 이름, 한 번쯤 들어봤을 거야. 이들은 그냥 글 쓰는 사람들이 아니라, 혁명의 정신적 불쏘시개였던 셈이지.
계몽주의가 뭔데?
계몽주의는 쉽게 말하면 “사람은 이성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야. 예전엔 왕이나 교회가 ‘이건 신의 뜻이야’, ‘이건 절대 진리야’라고 말하면 다들 그냥 믿었지. 하지만 17세기 과학혁명 이후, 사람들이 점점 ‘아니, 직접 관찰하고 생각해보면 다른 답도 있잖아?’ 하고 의심을 갖기 시작했어.
그러면서 18세기에는 아예 ‘인간 중심으로 세상을 보자!’는 흐름이 퍼지게 된 거야. 정치, 종교, 교육, 법 등 모든 영역에서 ‘이게 진짜 옳은가?’라는 질문이 생긴 거지. 이걸 이끌었던 사람들이 바로 계몽주의 사상가들이야.
볼테르 – 교회를 비판한 날카로운 입
볼테르는 진짜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어. 말도 잘하고 글도 재밌게 써서 사람들이 그를 ‘펜의 마법사’라고 불렀지. 그런데 그 펜끝이 참 날카로웠어. 특히 가톨릭 교회와 절대왕정을 신랄하게 비판했지.
그가 유명해진 사건 중 하나는 ‘칼라스 사건’이야. 한 개신교도가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처형당했는데, 볼테르가 이 사건을 끈질기게 파헤치면서 종교적 편견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는지 세상에 알렸지.
그는 늘 말했어.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그 말을 할 권리는 목숨 걸고 지키겠다.”
이건 표현의 자유를 위한 상징 같은 말이 됐지. 볼테르는 자유, 관용, 이성의 가치를 외치며 프랑스 국민들에게 깨어 있으라고 계속 흔들었어.
루소 – 인간은 본래 자유롭다
루소는 볼테르와는 좀 다르게, 더 감성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스타일이었어. 그의 대표작은 『사회계약론』이야. 여기서 그는 이렇게 주장했어.
“인간은 태어날 때는 자유롭지만, 어디서나 쇠사슬에 묶여 있다.”
즉, 사람은 원래 자유롭게 태어났는데, 불평등한 사회 제도 때문에 억눌리고 있다는 거야.
루소는 왕이나 귀족이 세운 법이 아닌, 모든 사람이 동의한 ‘일반의지’에 따라 사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어. 요즘 말로 하면 직접 민주주의의 아이디어랄까? 그의 생각은 나중에 프랑스 혁명의 정치적 밑그림이 됐어.
그리고 루소는 교육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했어. 『에밀』이라는 책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라야 하고, 강압적인 교육보다 자율과 경험을 중시해야 한다고 했지. 그 덕분에 현대 교육 철학에도 큰 영향을 준 사람이 됐어.
디드로와 백과전서 – 지식은 모두의 것
디드로는 다른 사상가들과 달리, 글도 썼지만 무언가를 모으는 데 더 열중했어. 그게 바로 『백과전서』 프로젝트였지. 당시엔 특정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만 사회의 중심에 있었는데, 디드로는 이렇게 생각했어.
“지식은 독점의 대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나눠야 할 공공재다.”
그래서 과학, 예술, 철학, 종교 등 모든 분야의 지식을 정리해서 출판했는데, 그게 『백과전서』야. 무려 20년 넘게 걸린 대규모 프로젝트였어. 그 안에는 계몽주의 정신이 가득 담겨 있었지. 당연히 왕실과 교회는 눈살을 찌푸렸고, 출판 금지 명령도 여러 번 떨어졌어. 하지만 사람들은 몰래 백과전서를 읽었고, 그 안에서 세상을 바꾸는 꿈을 키워갔지.
사상의 불꽃은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이 사상가들의 글과 생각은 점점 프랑스 시민들의 머리와 가슴을 흔들었어. 처음엔 궁정이나 지식인 사이에서만 돌던 글들이, 점점 인쇄 기술의 발전과 함께 중산층, 심지어 농민들에게도 퍼지기 시작했지.
그 결과, 사람들은 ‘왕이 곧 나라다’라는 생각 대신, ‘나도 권리를 가진 시민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 거야. 그리고 이 변화는 머지않아 1789년 프랑스 혁명이라는 거대한 사건으로 폭발하게 되지.
계몽주의는 그냥 철학이 아니었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었지. 볼테르의 자유, 루소의 평등, 디드로의 지식 공유 정신은 지금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