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한고조)이 세상을 떠난 뒤,
한나라는 위태로울 것 같았어.
나라를 일으킨 힘은 대단했지만,
뿌리는 아직 약했으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한나라는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조용하고 부드럽게, 더욱 강해지기 시작했어.
그 중심에 바로
'문제(文帝)'와 '경제(景帝)' 부자가 있었지.
1. 문제 – 부드럽게 나라를 다스린 황제
한문제(漢文帝)는 유방의 아들이었어.
그는 아버지처럼 거칠고 전투적인 스타일이 아니었어.
오히려 조용하고, 인내심 많고,
사람을 아끼는 왕이었지.
한문제는 나라가 아직 전쟁의 상처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래서 그는 가장 먼저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에 집중했어.
- 세금을 크게 줄였어. (어떤 지역은 세금을 30%로까지 깎았다고 해!)
- 형벌도 가볍게 해서, 억울하게 고통받는 백성을 줄이려 했어.
- 사치를 금하고, 검소하게 살았어. (자신도 화려한 옷이나 큰 궁전을 멀리했지.)
덕분에 백성들은 안심하고 농사를 지었고,
곡식은 풍성해지고,
나라 곳간도 점점 차기 시작했어.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어.
"문제 때는 길에 떨어진 물건도 주워가는 이가 없었다."
그만큼 나라가 안정되고,
백성들이 서로 믿고 살게 된 거야.
2. 경제 – 아버지가 닦은 길을 이어가다
문제의 아들, 경제(景帝)도 아버지를 닮았어.
그는 부드러움 속에 단단한 힘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렸지.
경제는 아버지가 마련한 안정된 기반 위에서
더 나아가 제후들의 힘을 약화시키고,
중앙정부를 더 튼튼히 만들었어.
당시 한나라에는 큰 제후국(왕국)들이 많았는데,
문제 때는 서로 조용했지만, 경제 때는
일부 제후들이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어.
그래서 경제는
오초칠국의 난(吳楚七國之亂)이라는
큰 반란을 맞닥뜨리게 돼.
- 오나라, 초나라 등 일곱 개 제후국이 연합해서 반란을 일으킨 거야.
- 하지만 경제는 침착하게 대응했고,
충성스러운 장군 **주아부(周亞夫)**의 활약으로
반란을 진압했어.
이 사건 이후로
제후들의 힘은 약해지고,
한나라 중앙정부는 훨씬 강해졌어.
3. 문제와 경제의 시대 – 평화와 번영의 시대
문제와 경제는 무력을 쓰기보단
백성들의 삶을 안정시키고,
나라를 튼튼히 만드는 데 힘썼어.
그 결과,
- 나라 곳간에는 쌀과 돈이 가득 차고,
- 백성들은 배부르게 먹고,
- 도로와 운하가 정비되고,
- 전쟁 없이 긴 평화가 이어졌지.
이 시기를 사람들은
"문경지치(文景之治)",
즉 "문제와 경제 때 이룬 세상의
평화와 번영"이라고 부르게 되었어.
싸움과 피로 얼룩졌던 초한전쟁 이후,
이렇게 포근한 봄날 같은 시대가 찾아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