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 가던 명나라
명나라는 영락제 이후로
점점 기울기 시작했어.
환관들이 득세하고,
황제들은 정치에 관심 없고,
백성들은 세금에 짓눌리면서
곳곳에서 불만이 터졌지.
나라의 세금 제도도 엉망이었어.
누가 얼마나 땅을 갖고 있는지
파악도 제대로 안 되고,
힘 있는 지주들은 세금을 피해가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가난한 백성들에게 돌아갔어.
이런 상황에서, 한 사람이 등장해.
바로 장거정이야.
젊은 황제를 대신한 실세, 장거정
장거정은 처음엔 아주 똑똑한 유학자였어.
그의 글과 판단력은 당시 최고 수준이었지.
그리고 운이 따랐어.
그가 조정에 있을 때 만력제라는
어린 황제가 즉위했거든.
어린 황제를 대신해 누군가가
국정을 맡아야 했는데,
그 자리에 오른 게 바로 장거정이야.
그때부터 그는 사실상 실권자,
말하자면 총리 같은 존재가 된 거야.
나라를 바로잡기 위한 개혁
장거정은 단순히 자리를 차지한 게 아니었어.
나라를 진짜로 다시 일으켜보려고 했어.
가장 먼저 한 게 토지 조사와 세금 개혁이야.
모든 땅을 다시 조사해서 누가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지 파악했어.
그러고는 ‘일조편법(一條鞭法)’이라는 제도를 시행했지.
이건 복잡하고 들쭉날쭉하던 세금과 부역을
은(銀) 하나로 통일해서 납부하게 만든 제도야.
쉽게 말하면, 세금 제도를 아주 간단하게 만든 거지.
또, 공무원 인사 시스템도 정비하고,
쓸데없는 예산은 확 줄이고,
조정과 지방의 부패를 바로잡으려고 했어.
이런 개혁 덕분에 한때 국고가 다시 풍성해지고,
나라의 재정도 안정되기 시작했어.
결국 찾아온 반발과 몰락
하지만 이 개혁이 모두에게 좋았던 건 아니야.
특히 기득권 세력들,
그동안 세금 안 내고 땅 많이 차지하고 있던
지주들과 관리들한텐 장거정이 눈엣가시였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만력제도 점점 커가고,
자기 뜻과 다른 장거정이 불편해졌어.
결국 장거정이 죽은 뒤,
그를 시기하던 사람들은 달려들어서
그의 가족을 숙청하고,
그의 개혁을 모조리 뒤집어 버렸어.
그렇게 장거정이 일군 개혁도,
짧은 시간의 안정도,
결국 다 사라지고 말았지.
마지막 불꽃 같은 개혁
장거정은 명나라 역사에서
진짜 '나라를 바꾸려 했던 마지막 인물'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그가 했던 일들은 한편으론 너무 앞서갔고,
그래서 오래가지 못했지만,
한 나라가 무너지기 전에 누군가 얼마나 간절하게
붙잡으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