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천 년 넘게 이어진 천황제, 무사와 쇼군의 시대,
그리고 근대화와 전쟁, 그리고 세계 경제 강국으로의
도약까지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역사를 가진 나라야.
(최대한 객관적으로 얘기해보려고 해.)
오래 전, 아직 왕도 없고, 무사도 없고, 심지어 한자도
들어오기 전이야.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이 땅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지.
일본 열도에서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건
아주 오래 전 일이야.
무려 기원전 1만 년 전,
지금으로 따지면 석기시대 후반,
그때 이미 일본 땅에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었어.
우리는 이 시기를 ‘조몬 시대(縄文時代)’라고 불러.
이름이 참 특이하지?
‘조몬’이란 말은 ‘새끼줄 무늬’라는 뜻이야.
왜냐면 이 시기 사람들이 만든 토기에 줄무늬를
찍어넣었기 때문이지.
사냥꾼에서 정착민으로
처음 일본에 살던 사람들은 사냥해서 고기를 얻고,
열매나 조개를 따서 먹고, 불을 피우고, 동굴이나
움막 같은 데서 살았어.
그런데 점점 한자리에 오래 머물며 사는 문화가
생기기 시작했지. 특히 해안가나 강 근처에는
조개무더기(패총, かいづか)가 발견돼.
패총은 위 설명대로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
오래 살면서 음식을 먹고 남긴 흔적이야.
즉, 유목에서 정착으로 바뀌는 순간,
바로 일본인들의 ‘삶의 방식’이 시작된 시기였어.
조몬 토기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품 중 하나
조몬 시대 사람들이 만든 토기는 그냥
밥그릇이 아니었어. 굽이굽이한 줄무늬,
불꽃처럼 솟은 장식, 심지어 얼굴 같은 모양도 있었지.
이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소통하는
매개, 어쩌면 종교적 의미를 담은 예술품이었을지도
몰라.
세계적으로 봐도 이렇게 오래된 데다 정교한 무늬가
들어간 토기는 흔하지 않아.
그래서 조몬 시대 토기는 지금도 일본 사람들한테
자부심의 상징이야.
조몬인들의 정신세계 – 자연을 두려워하고, 존중하다
이 시대 사람들은 자연을 그냥 생활터전으로만
보지 않았어. 바위, 산, 나무, 동물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지.
그리고 토우(土偶)라는 흙으로 만든 작은 인형도
있었는데, 이건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비나 풍요를
기원하거나, 아픈 사람을 대신해 병을 떼어내는
부적 같은 거였대.
그만큼 삶과 자연, 죽음과 신앙이 하나로 엮여 있던
시대였던 거야.
주변과의 관계는 어땠을까?
조몬 시대엔 중국이나 한반도처럼 나라가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지역 간의 교류는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어.
사할린(북태평양에 있는 러시아 연방 섬),
한반도 남부(부산, 울산, 경남·전남 일대 해안 지역),
그리고 일본 내 각 섬들 사이에서 조개, 돌도끼,
장신구 같은 물건들이 오간 걸 보면 이미 사람들은
'이웃과 나누는 삶'을 알고 있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