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이 스스로 제국이라 선언하고 황제를 자처했지만, 현실은 점점 일본에게 휘둘리는 상황이었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조선의 자주권을 무너뜨린 사건이 바로 ‘을사늑약(乙巳勒約)’이야.
이건 1905년에 체결된 조약인데, 사실 조약이라고도 부르기 어렵지. 왜냐면… 강제로 찍은 문서였거든.
1905년 당시, 일본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러일전쟁이야.
놀랍게도 이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이제는 조선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완전히 몰아내게 돼.
일본은 그 틈을 타서 본격적으로 조선을 완전히 통제하려고 해.
그 첫 번째 큰 수가 바로 을사늑약, 즉 외교권 박탈이었지.
일본은 대한제국을 국제적으로 외교할 수 없는 나라로 만들어버려.
이제부터 조선은 외교를 하려면 일본을 통해서만 해야 해.
쉽게 말해, 외국과 어떤 조약을 맺거나 외교 문서를 주고받을 권한이 없어진 거야.
근데 이 조약을 체결하는 과정이 정말 비열했어.
당시 일본은 대한제국 고위 대신들을 강압적으로 회의에 불러내고,
협박과 회유를 통해 일부 대신들의 결재를 억지로 받아낸 거야.
고종 황제는 끝까지 싸웠어.
“나는 결코 이 조약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했고, 실제로 고종의 서명은 없었어.
근데 일본은 황제의 서명도 없이 조약을 ‘체결된 것’으로 선언하고 강제로 집행해버리지.
이 조약 이후에 설치된 것이 바로 ‘통감부’야.
통감부는 일본이 조선의 외교와 내부 사무를 감독한다는 명목으로 만든 사령부 같은 행정기관이야.
그리고 여기에 초대 통감으로 부임한 사람이 이토 히로부미였어.
(이 인물은 나중에 안중근 의사에 의해 하얼빈에서 암살당하지.)
통감부가 설치되면서, 조선은 사실상 일본의 식민지가 되기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간 거야.
겉으로는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을 유지했지만,
실제로는 일본이 모든 중요한 외교적 결정과 내정을 조종하는 상태였지.
무서운 건 이때부터였어.
언론과 교육이 일본식으로 바뀌기 시작하고,
반일 운동은 탄압당했으며,
조선 내부의 자주적 개혁 시도조차 불가능해졌어.
을사늑약은 단순히 한 조약이 아니라,
한 나라의 외교 주권을 송두리째 빼앗고 그 나라를 종속국으로 만든 역사적인 침탈 행위였어.
그래서 사람들은 ‘을사조약’이라고 부르기보다,
‘을사늑약(乙巳勒約)’, 즉 강제로 체결된 굴욕적인 조약이라고 부르는 거야.
그리고 이 조약에 동의했던 대신들은 ‘을사오적’이라고 불리며 역사에 오명을 남기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