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일본이 인도네시아, 특히 자바 섬을 중심으로 한 네덜란드령 동인도를 어떻게 침공하고,
그곳에서 어떤 지배와 강제 동원이 있었는지 이야기해볼게.
때는 1942년 초, 이미 일본은 진주만 공습을 시작으로 태평양 전쟁의 불을 지폈고,
남쪽으로 빠르게 진격하던 중이었어.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의 식민지였지만, 당시 유럽에서는 이미 독일이 네덜란드를 점령한 상황이었지.
그러니 인도네시아를 지키던 네덜란드 식민군은 사실상 고립된 상태였어.
일본의 전략은 명확했어.
인도네시아는 석유, 고무, 주석 같은 자원이 풍부했거든.
그중에서도 자바 섬은 인도네시아의 심장이자,산업과 정치의 중심이었지.
일본군은 빠르게 인도네시아 여러 섬을 점령했고,
1942년 3월, 자바 섬도 결국 함락돼.
이후 일본은 네덜란드 식민지 정부를 몰아내고, 군정을 펼쳤어.
초기에는 “아시아는 아시아인의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일종의 해방자 이미지를 연출했지만, 그건 정말 잠깐뿐이었어.
곧바로 일본은 인도네시아인들을 전쟁 자원으로 동원하기 시작하지.
가장 악명 높은 것이 바로 로무샤(Rōmusha) 제도야.
수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도로, 철도, 비행장 건설 등에
강제로 동원됐고, 혹독한 환경 속에서
수십만 명이 질병과 과로로 죽어갔어.
게다가 일본군 위안부로도 수많은 인도네시아 여성들이 끌려갔고,
자바, 수마트라, 술라웨시 등에서 강제 징집과 폭력이 계속됐지.
하지만 이 와중에도 중요한 변화가 있었어.
일본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현지 엘리트들을 행정에 참여시켰고,
인도네시아 청년들에게 군사훈련을 시키기도 했어.
이게 훗날 인도네시아 독립운동의 주역이 되는 인물들,
예를 들면 수카르노(Sukarno) 같은 이들에게 중요한 경험이 된 거야.
전쟁 말기로 갈수록, 일본의 통치는 더 폭력적이고 절박해졌고,
그만큼 인도네시아인들이 겪은 고통도 심해졌지.
결국 일본이 패망하고 1945년 8월, 인도네시아는
수카르노와 하타가 독립을 선언하게 돼.
비록 네덜란드가 다시 지배하려고 돌아오긴 했지만,
그때 이미 인도네시아인들의 마음속엔
"우린 스스로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강한 의지가 자리 잡았던 거야.
그러니까 일본의 침공은 비극이었지만,
그 경험이 역설적으로 독립에 대한 열망을 더 불태웠던 계기가 되기도 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