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인더스 강 옆에 있던 거대한 문명,
하라파와 모헨조다로의 사람들은
더 이상 도시를 짓지 않았고,
그 문명은 조용히 막을 내렸어.

그 후, 인도 북부의 들판은
오랫동안 텅 빈 듯 고요했지.
그런데 그 고요를 깨고,
어느 날 북서쪽에서 새로운 무리들이
말을 타고 내려왔어.
그들을 우리는 ‘아리아인’이라고 불러.
들판을 달리는 말과 전차
아리아인들은 중앙아시아 또는 카스피해 부근에서 왔어.
그들은 목축을 하며 사는 유목민이었고,
무엇보다 말을 탈 줄 알았고,
전차를 몰 줄 알았어.
당시 인도 땅엔 전차도, 철도,
말도 없었기 때문에,
아리아인들의 등장은 말 그대로
혁명적인 변화였지.

그들은 소와 말을 끌고,
가족들과 함께 조금씩 인도로 내려왔고,
점점 '펀자브 지역(현재 인도 북부, 파키스탄 일대)'에 정착하게 돼.
그들은 왜 인도에 왔을까?
확실한 기록은 없지만 여러 학자들은 이렇게 추측해.
기후 변화로 본래 살던 땅이 척박해졌고
인도 지역은 비옥하고 따뜻하며
물이 풍부했기 때문에
‘약속의 땅’처럼 보였을 거야.
게다가 인더스 문명의 몰락 이후로
혼란스러운 틈도 있었지.
그 틈을 타고 아리아인들은 천천히,
하지만 점점 자신들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퍼뜨리기 시작했어.
정복이었을까, 정착이었을까?
아리아인들이 인도에 들어온 걸
'전차를 앞세운 정복'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천천히 스며든 문화 교류'로 보는 의견도 있어.
아마도 초기에는 충돌이 있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혼도 하고, 말도 섞이고,
문화도 융합되었겠지.
기존에 살고 있던 드라비다인들과
피를 섞고, 땅을 나누고, 문화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인도 북부 세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어.
리그베다 – 그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
이 시기의 이야기들은 책이 아니라, 노래로 전해졌어.
그 노래를 나중에 모은 게 바로 ‘리그베다(Rigveda)’라는 경전이야.
그 속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어.
- 신을 찬양하는 시
- 전쟁의 이야기
- 자연의 신들 (하늘, 불, 바람 등)에 대한 믿음
- 새로 정착한 땅에서의 삶
이걸 통해 우리는 아리아인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를 엿볼 수 있어.
새로운 세계의 씨앗
이렇게 아리아인들이 인도로 들어오면서,
인도는 점점 목축과 전쟁 중심의 문화에서
농경 중심, 제사 중심의 사회로 변해가기 시작해.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잘 아는 힌두교의 뿌리,
카스트 제도의 씨앗이 자라기 시작하지.
아리아인들의 등장은
그저 한 민족의 이주가 아니었어.
인도라는 땅 위에 새롭게 세워질
종교, 철학, 사회 질서의 시작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