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대 국가”라는 개념, 어디까지 허용될까?
현대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국가’라는 정체성을 분명하게 내세워.
2018년, 이스라엘 국회는 논란이 컸던
국가 정체성 기본법을 통과시켰는데,
이 법은 이스라엘을 “유대 민족의 역사적 고향”,
그리고 **“오직 유대인만이 자결권을 가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어.
이 법의 핵심은 간단해.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나라”, 그리고 “아랍어는 더 이상 공용어가 아니다.”
이 법은 다수의 유대인에게는 자부심을 주었지만,
이스라엘 내 아랍계 시민들(전체 인구의 약 20%)에게는 차별의 상징으로 다가왔지.
그 결과, 이스라엘 사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어.
유대교 정통파와 보수 진영은 “당연한 법”이라 주장했고,
진보 진영과 아랍계 시민은 “이스라엘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강하게 비판했어.
이렇게, 유대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과
민주주의·다문화 국가로서의 균형을 찾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이스라엘 정치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야.
2. 유대인 정착촌, 안보인가 침략인가
이스라엘의 또 다른 정체성 논쟁은 ‘정착촌(settlements)’ 문제야.
특히 요르단강 서안지구(West Bank)에 건설된 유대인 정착촌은
국제적으로도 뜨거운 논란거리야.
이스라엘은 이 지역이 역사적으로 유대인의 땅이었다고 주장하며
군사적·종교적 논리를 바탕으로 정착촌을 세워왔어.
하지만 국제사회(특히 유엔)는 이를 국제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어.
“점령지에 자국민을 이주시켜선 안 된다”는 제네바 협약에 위배된다는 거지.
정착촌이 늘어나면 팔레스타인인의 토지는 줄어들고,
물과 도로 같은 자원은 유대인 중심으로 배분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분노와 좌절은 커지고,
그에 따라 충돌 가능성도 더 높아지지.
그리고 이 문제는 단순한 ‘지역 갈등’이 아니야.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이건 정당한 역사 회복”이라 보는 시각과
“우리가 평화를 막고 있다”는 시각이 공존하거든.
이 역시, 이스라엘이 ‘어떤 국가가 될 것인가’를 묻는 중요한 질문이야.
3. 종교와 국가, 유대교가 정치에 개입할 때
이스라엘은 헌법 대신 여러 ‘기본법’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나라야.
그런데 중요한 건, 이 나라가 세속 민주국가와 신정국가 사이에 있다는 점이지.
예를 들어, 결혼·이혼은 종교법에 따라야 하고,
정통 유대교 라비가 아닌 사람이 주례한 결혼은 이스라엘 내에선 인정받지 못해.
또한 **유대교 율법을 지키는 샤밧(안식일)**에는
대중교통이나 상점 운영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지.
그런데 이런 종교 중심의 법체계는
세속주의자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게 큰 제약을 주기도 해.
“이게 과연 민주주의인가?” 하는 질문이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자주 나와.
정통 유대교와 세속주의,
신앙과 인권의 경계에서 이스라엘은 늘 줄타기를 하고 있어.
4. 이스라엘 내 유대인 사회도 한 덩어리가 아니다
‘유대인’ 하면 다 비슷한 사람들 같지만,
사실 이스라엘 안에도 수많은 차이와 갈등이 존재해.
먼저 **아슈케나지(동유럽계)**와
세파르디·미즈라히(중동·북아프리카계) 유대인 사이에는
오랜 차별과 불균형이 존재했어.
아슈케나지는 정치·경제적으로 주도권을 잡았고,
세파르디와 미즈라히는 변방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고된 길을 걸어야 했지.
또, 정통파 유대인(하레디)은 세속주의자들과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어.
군 복무도 하지 않고, 종교 공부만 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아.
그런 이들에게는 세속적 가치나 자유주의는 위협일 뿐이야.
최근에는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계 유입자들의 차별 문제도 부상하고 있어.
유대인이라는 공통 정체성 아래 묶여 있지만,
현실은 **‘갈등의 다양성’**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야.
5.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현대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나라 중 하나야.
군사력과 첨단 기술, 역사적 유산, 유대인 공동체라는 특수성까지.
하지만 이 나라의 가장 깊은 갈등은,
바로 스스로에게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아직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어.
유대 국가인가, 민주주의 국가인가.
종교국가인가, 세속국가인가.
이스라엘 사람들은 지금도 이 질문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어.
그리고 그 갈등은 단순히 이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책으로, 삶으로, 그리고 때로는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지.
하지만 분명한 건 있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정의해가고 있다는 것.
그 정의가 언젠가는 평화와 공존의 답이 되기를,
그리고 오랜 유대인의 꿈이 타인을 배제하지 않고도 이뤄질 수 있다는 걸
세계가 함께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