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아프가니스탄이 더 이상
다른 제국의 통로나 교두보가 아니라,
자신만의 이름으로 제국을 세우고
독립적인 정체성을 찾아가는 순간,
바로 두라니 제국(Durrani Empire)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
이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 아프가니스탄의 시작점이기도 해.
아프간, 남의 나라가 아닌 ‘자기 나라’를 세우다
: 무굴 제국의 약화, 새로운 강자의 등장
18세기 중반, 무굴 제국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었어.
한때 인도를 지배했던 그 찬란한 제국도
지방 세력들의 분열과 외세의 개입으로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허약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었지.
그 틈을 타서 마라타, 시크, 라지푸트,
영국 동인도회사, 그리고 페르시아, 우즈베크,
파슈툰 부족들까지 각자 힘을 키우며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하게 떠오른 인물이 있었지.
그가 바로 아마드 샤 두라니(Ahmad Shah Durrani)야.
아프간의 건국자, 아마드 샤 두라니
'아마드 샤'는 원래 무굴 제국 장군이자
아프간 출신의 귀족이었는데, 무굴이 무너지고
'나디르 샤(이란의 군주)'가 암살당한 틈을 타
1747년, 칸다하르(Kandahar)에서
부족들의 지지를 얻어
스스로 국왕으로 즉위하게 돼.
그리하여 세운 나라가 바로 두라니 제국,
오늘날 아프가니스탄의 사실상 초석이 되는 나라였어.
[이란이야기] 나디르 샤와 이란의 칼
사파비 이후에도 이란은혼란, 외침, 왕조 교체를 겪지만다시 한 번 나라를 안정시키고근대화로 나아가는 인물이 등장해. 그 이름은 바로 나디르 샤그는 오히려 전통 왕조가 아닌, 무력으로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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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는 거대했고, 영향력은 넓었어
두라니 제국은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전체,
파키스탄 대부분, 심지어 인도 델리와 펀자브 지역,
그리고 이란 동부 일부까지 포함하는
정말 넓은 지역을 통치했어.
아프가니스탄이 중심이 된 이슬람 제국으로는
거의 최초였고, 정치·군사적으로도
꽤 잘 정비된 나라였지.
아마드 샤의 인도 침공 – 마지막 대형 침략
흥미롭게도, 아마드 샤도 자신의 조상들처럼
인도 북부를 침공하게 돼.
1757년, 그는 델리를 점령하고,
마라타 연합군(제국)과도 대치했어.
그리고 1761년, 파니파트 전투
(Third Battle of Panipat)에서 '마라타'를 격파하면서
무슬림 제국의 마지막 전성기를 일시적으로
회복하지.
하지만 그는 인도를 지배하려 들지 않고,
다시 칸다하르로 돌아가.
그 이유는 분명했어.
이제 그는 자신의 중심은 인도가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새로운 나라라고 본 거야.
두라니 제국이 남긴 것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국경과 민족 구성이
이 시기에 정립되기 시작했고,
카불, 칸다하르, 헤라트 같은 도시들이
정치·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았으며,
파슈툰족(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걸쳐
거주하는 이란계 민족) 중심의 국가 정체성이
굳어졌어.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은
이때부터 ‘우리의 나라’라는 감각을 가진
하나의 독립된 정치 실체로 자리 잡게 된 거야.
아프가니스탄, 마침내 자신의 이름으로 역사에 서다
이전까지는 항상 누군가의 일부였지.
페르시아의 변경, 알렉산더의 통로,
인도 침공의 출발지, 무굴의 지배지 등..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왕이 있고,
자신의 중심지가 있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제국이 탄생한 거야.
그게 바로 두라니 제국의 역사적 의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