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이야기-마지막] 왕정의 몰락과 소련의 침공

이제 아프가니스탄 역사에서
진짜 진짜 격동의 소용돌이,

현대사로 들어갈게.

왕정에서 공화국으로, 공화국에서 공산 정권으로,
그리고 결국 소련의 침공까지 이어지는 길이었지.

 

이건 한 나라의 혼란이라기보다,
냉전이라는 세계의 거대한 싸움 속에

휘말린 한 민족의 이야기야.

 

‘자유’도 ‘혁명’도 아닌, 혼란이 남았던 시기

: 왕정의 마지막 불꽃 – 자히르 샤의 시대

아프가니스탄은 1919년 완전한 독립을 얻은 뒤,
왕정 체제를 이어갔어.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통치한 왕이
바로 자히르 샤(Zahir Shah)야.

 

모하마드 자히르 샤

출처 나무위키

1933년부터 1973년까지,
무려 40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지.

 

그는 급진적인 개혁 대신 중립 외교와

점진적인 근대화를 추구했어.

• 도로와 학교 건설
• 외국과의 국교 수립
• 국제기구 가입 등등

그 덕분에 20세기 중반의 아프간은 의외로
상대적으로 평화롭고 안정적인 시기를 누리기도 했어.

하지만 1973년, 조용한 쿠데타가 일어나

자히르 샤가 외국에 나간 사이,
그의 사촌이자 총리였던 무함마드 다우드

(Mohammad Daoud)가 왕정을 무너뜨리고

공화국을 선언해.

Mohammad Daoud Khan - Wikipedia

출처 위키디피아

 

그렇게 해서 아프가니스탄 왕정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돼.

 

다우드는 초반엔 자주적이고 민족주의적인

노선을 걷다가, 점점 더 독재적이고

고립적인 정치를 하게 돼.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도왔던 좌파 세력(PDPA)과 

갈등이 심해지게 되지.

 

(PDPA, People's Democratic Party of Afghanistan,

=아프가니스탄 인민민주당)

1978년 사우르 혁명 – 공산주의 정권 수립

결국 1978년,
좌파 정당인 인민민주당(PDPA)이 쿠데타를 일으켜
다우드를 제거하고 공산 정권을 세우게 돼.

 

이걸 사우르 혁명(Saur Revolution)이라고 불러.
(사우르는 ‘4월’을 뜻하는 달 이름이야)

이들은 소련식 공산주의 체제를 도입하면서

토지 개혁, 여성 교육 장려, 전통 부족 질서 해체 등

급진적인 정책을 밀어붙이기 시작해.

백성들은 반발했고, 전국이 들끓었어

아프간은 전통적으로 부족 중심, 이슬람 중심의

농촌 사회였기 때문에 이런 급진적인 개혁은 오히려
강한 반발을 불러왔어.

 

이슬람 성직자들, 부족 지도자들, 민중들까지
모두 들고 일어났고, 전국 각지에서

무장 반란(무자헤딘, 아프간의 반군 게릴라 단체들)

이 시작돼.

 

정권은 이를 진압하지 못했고,
내부는 계속 갈등으로 피폐해져 갔지.

소련의 선택 – 개입 혹은 붕괴

결국 1979년, 소련은 아프간 정권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직접 군대를 투입해버려.

 

이게 바로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시작이야.

처음엔 몇 달이면 끝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무자헤딘의 저항은 거셌고,
이 전쟁은 무려 10년이나 지속돼.

이 시기의 핵심은…

아프가니스탄은 냉전의 희생양이 되었고,

공산주의도, 개혁도 실패로 끝났으며,

소련은 점점 수렁에 빠져들게 돼.

 

그리고 이 전쟁은 탈레반, 미국의 개입,

9·11과 전후 아프간 문제로까지
연결되는 긴 역사적 연쇄의 시작점이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