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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이야기] 5. 코르도바 칼리프국 – 이슬람 문화의 황금기

by 지금이순간마법처럼 2025.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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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아 반도에 꽃핀 이슬람 문명

8세기 초, 무어인들이 이베리아 반도에 들어오면서 전쟁과 정복의 시대가 시작됐지만, 이슬람의 코르도바 칼리프국이 들어선 이후엔 이 지역이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문화의 중심지로 떠올랐어. 이슬람은 단순한 군사 세력이 아니라 학문과 예술, 종교와 행정 시스템까지 이베리아 반도에 정착시킨 고등 문명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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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도바, 서유럽 최대의 도시가 되다

10세기 초, 코르도바는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니었어. 인구는 무려 50만 명을 넘었고, 70개의 도서관과 수백 개의 목욕탕, 수천 개의 모스크가 있었지. 당시에 유럽의 다른 도시들은 대부분 중세 암흑기에 갇혀 있었는데, 코르도바는 가로등이 켜지고 하수도 시설이 갖춰진, 말 그대로 현대적인 도시였어. 이슬람의 과학, 의학, 철학, 수학이 모두 이곳에서 번역되고 연구되면서 유럽 지식의 허브가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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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공존, 그리고 유대인의 황금기

코르도바 칼리프국은 이슬람을 기반으로 한 정권이었지만, 유대교와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도 함께 살 수 있었어. 이슬람 율법 아래에서 '디미(Dhimmi)'라는 보호받는 신분으로 기독교인과 유대인은 세금을 내는 조건으로 자신들의 종교를 지킬 수 있었지. 특히 유대인들은 이 시대를 ‘세파르디 황금기’라고 불렀을 정도로 많은 문화적, 학문적 성과를 남겼어. 유대인 철학자 이븐 가비롤, 의사 겸 학자인 하스다이 이븐 샤프룻 같은 인물이 코르도바에서 활약했지.

아랍어, 라틴어를 다시 깨우다

코르도바 칼리프국이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 중 하나는 바로 지식의 전파였어.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철학서, 수학서들이 아랍어로 번역되고 다시 라틴어로 재번역되면서 유럽의 중세 지식이 깨어나기 시작했지. 아리스토텔레스, 갈레노스, 히포크라테스 같은 고전 학자들의 지식이 코르도바를 통해 다시 유럽에 퍼지게 된 거야. 이건 후에 스콜라 철학과 르네상스의 기반이 됐고, 지식이라는 씨앗이 이슬람의 손을 거쳐 유럽에 심어진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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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분열과 쇠퇴의 조짐

하지만 아무리 찬란한 문화라도 정치적 불안정엔 취약했어. 코르도바 칼리프국도 내부 분열과 왕위 계승 다툼, 각지의 지방 세력 독립으로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지. 11세기 초, 결국 칼리프국은 붕괴했고, 이베리아 반도는 다시 여러 개의 작은 무슬림 왕국들, 타이파 왕국들로 나뉘게 돼. 이건 기독교 왕국들의 재정복 운동, 즉 레콩키스타가 본격화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슬람의 황금기는 점차 저물어가기 시작했어.

코르도바 칼리프국은 단순히 번성한 정권이 아니라, 서유럽 역사에서 중요한 ‘문화적 다리’ 역할을 했던 시기였어. 이슬람의 과학, 언어, 종교, 관용의 정신은 훗날 유럽을 일깨우는 데 크게 기여했고, 그래서 오늘날에도 많은 학자들이 이 시기를 ‘서양 문명의 숨겨진 근원’이라 말하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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