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스페인 이야기] 23. 스페인 독립전쟁(1808~1814) – 게릴라의 승리와 헌법의 탄생

by 지금이순간마법처럼 2025. 7. 1.
728x90
반응형
SMALL

이번에는 스페인의 운명을 바꾼 **스페인 독립전쟁(1808~1814)**에 대해 이야기해볼게. 이 전쟁은 단순한 외세와의 충돌을 넘어, 스페인의 국민들이 주체가 되어 싸운 전쟁, 그리고 그 안에서 헌법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도약이 시작된 역사적 순간이었어. 전쟁과 혁명이 동시에 진행됐던 이 시기는, 스페인의 근대가 시작되는 바로 그 지점이었지.

 

왕 없는 나라, 국민이 싸우다

1808년,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침공하면서 시작된 이 전쟁은 흔히 **반도전쟁(Peninsular War)**이라고도 불러. 왕 카를로스 4세와 왕세자 페르난도 7세가 프랑스로 끌려가고, 나폴레옹의 형 조제프 보나파르트가 왕으로 임명되면서 스페인은 본격적인 위기에 빠졌어.

이때부터 스페인 사람들은 정부도 왕도 없이 자발적으로 무장을 시작했지. 농민, 성직자, 귀족, 도시민이 함께 프랑스군에 저항했고, 전국 곳곳에서 지방민 중심의 '후타(Junta)'라는 민중 자치기구가 생겨났어. 이 후타들이 결국 **중앙 최고 후타(Supreme Central Junta)**로 통합되면서, 왕 없는 상태에서 국가 운영의 새로운 틀이 생겨나게 된 거야.

 

게릴라와 정규군의 협력 – 지치지 않는 저항

프랑스군은 정규군 중심의 전통적 전투에 익숙했지만, 스페인 민중은 게릴라 전술로 대응했어. 작은 마을과 산악지대에서 출몰한 민병대는 프랑스군의 보급로를 끊고, 습격하고, 도망치는 방식으로 프랑스군을 괴롭혔지. 전투의 방식이 다르다 보니, 프랑스는 전면전을 벌이기 어려웠고, 병력은 지치고 사기가 떨어졌어.

게다가 영국이 웰링턴 공작을 중심으로 본격 개입하면서, 스페인 민중군과 영국 정규군이 힘을 합쳐 프랑스군을 여러 전투에서 밀어내기 시작했어. 유명한 탈라베라 전투(1809), 살라망카 전투(1812), 그리고 결정적인 **비토리아 전투(1813)**에서 프랑스는 대패하고 결국 스페인에서 철수하게 됐지.

 

카디스에서 열린 새로운 시대 – 1812년 헌법

전쟁이 한창인 와중에도 스페인 사람들은 단지 전쟁에만 머물지 않았어. 새로운 나라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고, 그 고민은 헌법 제정으로 이어졌지. 1810년, 프랑스군의 진입을 피해 남부 항구 도시 **카디스(Cádiz)**에 **코르테스(Cortes)**라는 의회가 소집됐어.

이 의회는 스페인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각지의 대표들이 모여 토론하고 결의한 입헌기구였어. 그리고 1812년, 스페인 최초의 근대 헌법이 제정돼. 이걸 ‘카디스 헌법’ 또는 애칭처럼 **‘라 페페(La Pepa)’**라고도 불러.

이 헌법은 당시로선 상당히 진보적이었어:

  •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 입헌 군주제 도입
  • 언론과 표현의 자유 보장
  • 봉건적 특권 폐지
  • 남성 보통선거의 도입

이런 내용은 스페인을 근대적인 시민국가로 바꾸려는 의지를 담고 있었지. 비록 헌법은 나중에 폐지되긴 했지만, 스페인 사회에 헌정주의의 씨앗을 뿌린 중요한 사건이었어.

 

나폴레옹의 몰락과 왕정 복귀

1813년, 프랑스 본토에서 나폴레옹이 몰락하기 시작하면서 스페인에서도 조제프 보나파르트는 도망쳤고, 프랑스군은 철수하게 돼. 그 결과 1814년, 국왕 페르난도 7세가 마침내 복귀하게 되지.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어. 페르난도 7세는 돌아오자마자 헌법을 무효화하고 절대왕정을 부활시켰어. 다시 권력을 독점하고, 코르테스를 해산시켰고, 민중과 개혁 세력은 탄압을 받게 되었지.

이건 많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안겨줬어. 왜냐하면, 그들은 자유와 정의, 새로운 나라를 위해 싸웠는데, 돌아온 왕은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려 했던 거야.

 

국민전쟁의 의미 – 독립은 했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스페인 독립전쟁은 단순히 외세를 몰아낸 전쟁이 아니었어. 국민 스스로가 자신들의 나라를 지키고, 또 새로운 국가 체제를 실험한 역사적인 시도였지. 비록 헌법은 폐지됐고, 왕정이 복귀하긴 했지만, 이 시기를 통해 스페인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경험을 쌓게 돼:

  • 민중이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 헌법과 의회라는 제도의 중요성
  • 중앙집권이 아닌 지역 자치와 대표성의 가치

결국 이 경험은 훗날 19세기 내내 이어지는 자유주의 대 절대주의, 왕정 대 공화주의의 대결로 이어지게 돼. 그리고 그것은 곧 스페인의 근현대사 전체를 흔드는 커다란 흐름이 돼.

스페인 독립전쟁은 국민이 역사의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첫 순간이었어. 칼을 든 게릴라가 나라를 구했고, 펜을 든 의원들이 헌법을 썼으며, 나라 없는 국민이 오히려 나라를 만들려고 했던 그 시간. 그 자체가 스페인의 진짜 힘이자, 스페인이 이후 어떤 나라가 될지 방향을 보여준 역사적인 여정이었지.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