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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이야기] 15. 무슬림·유대인의 추방 – ‘순수한 기독교국’을 향해

by 지금이순간마법처럼 2025.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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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에게 주어진 조건부 자유, 그러나…

그라나다 함락 당시, 페르난도와 이사벨은 무슬림들에게 종교와 생활의 자유를 보장했어. 그건 항복 조건 중 하나였고, 알함브라 궁전에서 정식으로 서약도 했지.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어. 점점 가톨릭 교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무슬림들에게도 개종 또는 추방이라는 선택지가 강요되기 시작했어.

1502년, 결국 카스티야 지역 무슬림에게 개종 명령이 내려졌고, 이를 거부하는 이들은 추방당했지. 이후 아라곤 지역에서도 같은 정책이 시행되었고, 이슬람 사원은 교회로 바뀌었고, 이슬람 복장과 언어, 풍습도 금지됐어. 개종한 무슬림을 **모리스코(Moriscos)**라 불렀는데, 이들 역시 끊임없이 감시당하고, 언제든 이단 혐의를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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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기독교 국가’를 향한 의지

이사벨과 페르난도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스페인을 종교적으로 하나된 국가로 만들고자 했어. 다양한 민족과 신앙이 공존하던 스페인을 단일한 언어, 단일한 종교, 단일한 왕권 아래 통일하려는 정책이었지.

그 기반에는 두 사람의 깊은 종교적 신념도 있었지만, 정치적으로는 왕권 강화, 귀족 통제, 중앙집권 실현이라는 목적도 뚜렷했어. 통일된 신앙은 통치의 수단이자 국가 정체성의 기둥이 된 거야.

하지만 그 대가는 컸어. 무슬림과 유대인 공동체의 축출은 경제력과 문화 다양성의 급격한 쇠퇴로 이어졌고, 사회 전반에 걸쳐 획일성과 폐쇄성이 자리 잡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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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종 후에도 끊임없이 차별받던 모리스코들은 1609년부터 다시 본격적인 추방 대상이 되었어. 약 30만 명에 이르는 모리스코들이 10여 년에 걸쳐 강제로 스페인에서 추방되었지. 이들은 주로 농업에 종사하던 인구였기 때문에, 그 지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어.

그 결과 스페인은 가톨릭 국가로서의 정체성은 강화했지만, 지속가능한 내적 역량은 약화되었고, 이후 유럽에서의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게 돼. 문화적으로도 종교적 편협함과 검열 문화가 뿌리내리면서, 자유로운 학문과 예술의 발전도 뒤처지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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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스페인은 15세기 말부터 16세기 초에 걸쳐, 자신들의 정체성을 ‘기독교 국가’로 규정하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 모든 이들을 배척하는 정책을 실행했어. 무슬림과 유대인의 추방은 단순한 인구 이동이 아니라, 스페인이 추구한 이념적 순수성과 정치적 통합의 상징적인 사건이었지.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말해줘. 차이를 제거해 만든 단일성은 언젠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야. 다양성을 품지 못한 국가는 외적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취약해질 수 있다는 걸 스페인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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