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야기] 판보이쩌우와 반동 운동 – 독립을 외친 최초의 지식인들

 

이제부터는 프랑스에 맞선 사람들의

이름이 역사 속에 등장해.

판보이쩌우, 판쩌우찐, 호치민 같은

인물들이 “우리가 나라를 되찾자”며

움직이기 시작하지.

 

이제는 프랑스 식민 통치에 맞서

목소리를 낸 최초의 지식인들,

그중에서도 '판보이쩌우(Phan Bội Châu)'

를 중심으로 한 반식민 운동의

시작 이야기를 해볼게.

이 시기는 아직 무장 독립투쟁은 아니었지만,
교육, 사상, 조직, 외교를 통해
“베트남이 다시 스스로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외치기 시작한,
아주 중요한 흐름이 시작된 때야.

 

지배는 강했고, 저항은 시작됐다

19세기 말~20세기 초, 프랑스는

베트남 전역을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로

완전히 편입시켰고, 응우옌 왕조는

더 이상 자주적인 존재가 아니었어.

 

하지만 바로 그 시점부터
베트남 지식인들 사이에서

위기의식이 퍼지기 시작했지.

 

“이대로 가다간 우리는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그때 나타난 인물이 바로 판보이쩌우

(Phan Bội Châu)야.

판보이쩌우는 누구였을까

그는 1867년에 태어나
어릴 적부터 유교를 공부하며

과거 급제를 준비했지만,
현실을 보며 깨닫게 돼.

 

“책 속에 나라를 구하는 길은 없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배운 모든 것을 버리고,
민족의 독립을 위한 운동가의 길로

들어서게 돼.

판보이쩌우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그가 내세운 건 단순한 반발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국제적인 독립운동이었어.

근왕운동 – 왕을 중심으로 나라를 되찾자

초기의 판보이쩌우는
왕정이 여전히 정통이라는 믿음 아래
근왕운동(勤王運動),

즉 '왕을 도와 나라를 다시 세우자'

는 운동을 펼쳐.

하지만 이미 응우옌 왕조는
프랑스에게 완전히 조종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운동은 큰 성과를

내기 어려웠지.

 

그는 곧 방향을 바꿔서 일본을 모델로

삼은 근대적 민족운동으로 눈을 돌리게 돼.

동유운동 – 청년들을 일본으로 보내다

1905년, 그는 동유운동(東遊運動)

을 시작해.
의미는 ‘동쪽으로 유학 보내기’,

즉 일본으로 청년들을 보내

근대 문명을 배우고 독립의 방법을

배우게 하자는 것이었어.

 

당시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화를 이룬 아시아의 모범국가였고,
서양 열강을 이긴 아시아 최초의

나라로 주목받고 있었지.

 

판보이쩌우는 수십 명의 청년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그들과 함께

베트남의 미래를 준비했어.

 

하지만 프랑스와 일본의 외교

압력 때문에 이 운동은 오래가지 못했고,
참여자들이 강제 송환되거나 탄압을 받게 돼.

프랑스와 일본 사이에서 사상의 균열도 생기다

처음엔 모두가 '근대화 = 일본처럼 되자'

였지만, 점점 사람들 사이에서는
사회주의, 공화주의, 무장투쟁, 외교노선 등

다양한 길이 논의되기 시작했어.

 

판보이쩌우는 왕정 유지 + 개혁 쪽에 가까웠고,
나중에 등장하는 판쩌우찐(Phan Châu Trinh)은
공화정과 평등한 시민사회를 주장하며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지.

체포와 좌절, 그러나 불씨는 남았다

1925년, 판보이쩌우는
중국 상하이에서 프랑스 정보국에 의해

체포되어 베트남으로 압송돼.

사형 위기도 있었지만,
국내외 여론과 지식인들의 항의로 인해
종신가택연금으로 바뀌게 돼.

 

그는 그 뒤로도 많은 글을 남기며
민족주의, 독립의 길, 아시아 연대 등을 주장했지만
결국 1940년 사망하며 생을 마치게 돼.

판보이쩌우는 총을 든 혁명가는 아니었지만,
지식으로 민족의 독립을 외친

첫 번째 큰 목소리였어.

 

그는 말로, 글로, 청년들을 통해,
베트남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람이었지.

 

그가 남긴 정신은 뒤를 이어 등장할

호치민, 그리고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게 돼.